Chernobyl.S01E05.iNTERNAL.1080p.WEB.H264-MEMENTO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축하한다 동지들

 

자네들은 3,828명 작업자들의
마지막 투입조였다

 

국가 문서고에서
찾은 겁니다

 

도와주셔야 합니다

 

그들이 정지를 시도한 후에
반응로가 폭발한 게 맞나요

 

올바른 질문을 하면
진실을 찾을 것 같아요?

 

디아틀로프를
법정에 세운답니다

 

우리는 전문가 증언을
해야 돼요

 

데이터를 분석해봤는데

 

반응로를 정지한 후에
폭발한 거에요

 

읽어 봤군요

 

정말 모르겠단 거였어요
폭발을 일으킬 줄은

 

- 그래서 그들 잘못인가
- 예

 

하지만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죠

 

KGB와 협상을 하지

 

비엔나에 가서는
사실을 감추는 대신

 

우리가 조용히 문제를
손보게 해달라는 걸로

 

세상에 알릴 기회에요

 

누군가는 진실을
말해야해요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

자 막 번 역 : A333

 

프리피야트, 1986년 4월 25일
폭발 12시간 전

 

브류카노프를
승진시킬 것 같다는군

 

안전 시험이라는
작은 문제만...

 

성공적으로
처리한다면

 

승진이 아주 유력할 거야

 

누가 알겠나
모스크바로 갈 지도

 

소장자리가 비면
내가 올라갈테고

 

내 자리를 채울
사람이 또 필요하겠지

 

시트니코프를 뽑을까 해

 

저도 고려해 주십시오

 

기억하고 있겠네

 

빅터 페트로비치
시험 준비는 순탄합니다

 

디아틀로프 동지가
제 지시를 이행하고 있고

 

4번 반응로 출력도
1천 6백으로 낮췄습니다

 

허가만 하시면
출력을 더 낮춰...

 

기다려야 돼

 

무슨...

 

무슨 문제인지 물어보려고?

 

분위기 파악도 못하나?

 

삼 년째야
이 테스트에 매달린 게

 

삼 년이라고

 

키에프 배전소와
방금 통화했어

 

10시간 동안은 전력생산을
더 줄이지 말라는군

 

배전소장이요?
그 사람이 무슨...

 

배전소장의 결정이겠나
디아틀로프

 

월말이라고

 

생산량 할당 맞춰야지

 

전부 야근하는데
공장에 전력이 있어야 돼

 

누가 위에서
압박한다는군

 

그게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겠지

 

그래서, 시험은
접어야 하나?

 

그럴 것 없습니다

 

10시간 기다리라면
기다리면 되죠

 

출력을 반으로 해도
안정성에 문제가 없겠나?

 

- 없을 겁...
- 자네한테 안 물었어

 

안전합니다

 

1천 6백에서 유지하죠

 

집에 가서 한숨 자고
오늘 밤에 오지요

 

그리고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직접
감독하겠습니다

 

시험은 완료하겠습니다

 

기다릴 필요 없겠지

 

끝나면 전화해

 

모스크바
1987년 3월

 

요즘 어떤가?

 

어제는 병원에 갔더군
건강은 좀 어떤가?

 

모르십니까?

 

비엔나 소식지야

 

독일어 읽을 줄 아나?

 

이렇게 써놨네

 

'진실을 밝힌 소련 과학자
마침내 등장'

 

제목의 함의는
마음에 안 들지만

 

비엔나에서의 자네는
좋은 인상을 주더군

 

사실 제법 잘 했어

 

거짓말을요?

 

국무 말일세
국무의 기술이지

 

서방세계는 만족했네

 

사고는 단지 운전자의
착오 때문인 것이니까

 

그게 진실이기도 하고

 

자네에게 감사할 일이야

 

실제로 감사를
표하려 하네

 

'소비에트 연방의 영웅'

 

최고 훈장이지

 

나도 심지어 못 받았네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소장으로 승진'

 

과분하군요

 

아직은 과분해 할
필요가 없네

 

상을 받기에
아직은 이르지

 

먼저 법정 증언부터 하게

 

차르코프 동지, 국가에 대한
저의 의무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장을 해주셨지요

 

반응로에 대한
안전조치를 한다고요

 

수 개월이 지났는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 논의조차도 없죠
- 먼저 재판부터

 

재판이 끝나면
우리의 악당들과

 

우리의 영웅들과
우리의 진실이 가려지겠지

 

반응로는 그 후에
손 보도록 하지

 

기차로 왔어요?

 

예, 기차로 왔죠

 

비엔나 얘기를 해보죠

 

꾸짖으려고
온 건 아니에요

 

나도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요

 

슈체르비나는
아니라 하겠지만

 

그럼

 

왜 온 건가요

 

나는 끔찍하게
고집이 세니까요

 

당신이 원하던 대로요

 

차르코프 말로는 재판 후에
반응로들 손 본답니다

 

그 말을 믿어요?

 

절대로 자의로는
고치지 않을 거에요

 

결함을 인정하려면
거짓말도 인정해야 하죠

 

강제해야만 해요

 

법정에서
진실을 말해요

 

배심원들을 설득해요

 

재판은 형식이에요

 

- 평결은 정해졌어요
- 그 얘기가 아니에요

 

중앙위에서 재판에
과학자들을 초청했어요

 

쿠르차토프 연구소와
스래드마쉬, 에너지부에서 와요

 

그들이 방청석에서
당신 말을 들을 거에요

 

유일한 배심원이란
그들이죠

 

폭발 순간에 대해서
당신이 증언할 때

 

우리의 배심원들은
마침내 진실을 듣겠죠

 

- 그래서 어쩝니까?
- 개혁을 주장하세요

 

RBMK만이 아니라
이 산업 전체에 대해서요

 

과학자 없이는 이 산업은
안 돌아가죠, 만약...

 

그 보고서를 썼던 볼코프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요?

 

연구소에서의 직위를
그냥 박탈당했어요

 

아는 게 죄가 되어
해고당했다고요

 

그런데 골라 뽑아져
불려온 과학자들이

 

내 말을 듣고
행동할 것 같아요?

 

내가 국가에 대항해
영웅적으로 맞서기 때문에?

 

- 예
- 왜죠?

 

당신은 발레리 레가소프고
당신의 말은 믿을테니까요

 

내가 증언을 하고,
다들 믿어주면 좋겠어요

 

세상이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아요

 

나를 총살시킬 겁니다
호뮤크

 

당신이 나에게
진상을 조사하라 했죠

 

수 십명을 만나봤어요

 

그들의 모든
증언을 받아썼어요

 

이 책들에다가요

 

살아있는 사람들,
죽은 사람들의 증언이죠

 

사람들을 구하다
죽어간 사람들요

 

화재를 진압하고
다친 사람을 돌봤죠

 

주저하고 포기하지 않고
단지 해야할 일을 했어요

 

나도 그랬죠

 

나도 그랬어요

 

나는 스스로
노출된 반응로로 갔어요

 

나는 이미
목숨을 바친 겁니다

 

그걸로 모자라요?

 

미안하지만
모자라요

 

체르노빌 시
1987년 7월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소련 최고회의 상임간부회는

 

인민을 대신하여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는 20, 21, 22차 회의에서 결정된
공산당의 일반목적에 합치되는 것이다

 

이는 곧
레닌주의의 목표이며

 

이것만이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소련의 유일불변한 목표이다

 

레닌주의의 원칙은

 

일관되고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한다

 

이는 소련 인민의 필수적 이익과
희망과 열망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에 따라
당과 국가를 이끌 것이다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합니다

 

판사 밀란 카드니코프
동지가 주재하겠습니다

 

기소장

 

빅터 브류카노프

 

아나톨리 디아틀로프

 

니콜라이 포민은

 

소련 형사법 제 220조 2항을
어긴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혐의의 주요 내용은 1986년
4월 26일의 핵 사고 야기다

 

국가는 다음의
증인 출석을 요구한다

 

벨로루시 핵연구소의
울라나 호뮤크 동지

 

쿠르차토프 핵에너지 연구소의
레가소프 동지

 

보리스 에브도키모비치
슈체르비나 동지

 

장관회의 부의장 겸
발전전력부 장관

 

이 사고는 안전 시험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안전 시험을
왜 해야했느냐?

 

4번 반응로는 최근에
지은 것이 아닙니다

 

사실 1983년 12월 20일에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11일 후
그 해의 마지막 날

 

발전소장 빅터 브류카노프는
이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반응로 건설완료를
공인하는 문서죠

 

해를 넘기기 전에
완공한 공을 인정받아

 

브류카노프 동지는
사회주의 노동영웅 칭호를

 

포민 동지는
노동용기포장을 받았고

 

디아틀로프 동지는
노동적기훈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완료되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문서는
거짓이었습니다

 

이 인증서에
서명을 하려면

 

모든 안전 시험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하나가
누락되었죠

 

반응로는 여기 노심에서
열을 만들어냅니다

 

이 곳들에 위치한
일련의 펌프들은

 

지속적으로 노심에
냉각수를 공급합니다

 

노심의 열기에
물이 증기로 변하고

 

증기가 이곳의
터빈을 돌립니다

 

그 결과로
전기가 생산됩니다

 

그런데 만약 발전소에
동력이 없다면요?

 

전력 플랜트 자체에
동력 공급이 끊긴다면요?

 

정전이나
장비 고장이나

 

적국으로부터
공격 때문에요

 

동력이 없다면

 

펌프가 노심에 냉각수를
공급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노심은 과열되고
연료는 용융됩니다

 

요컨대, 핵 재앙이
되는 것이죠

 

해결책은

 

디젤로 가동하는
예비발전기 3대입니다

 

그럼 해결된 것인가?
아닙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브류카노포는 알았습니다

 

예비발전기가 유효한 속도에
도달하는 데는 1분이 걸립니다

 

그제서야 펌프를
작동할 수 있는데

 

그 때는 이미
너무 늦게 됩니다

 

이제 안전 시험
부분입니다

 

시험의 가설은 이겁니다
플랜트가 동력을 잃으면

 

회전하던 터빈이 관성으로
한동안은 계속 돌 것인데

 

그 상태에서 생산된 전력을
펌프에 공급 가능한가 하는 겁니다

 

멈춰가는 터빈이

 

예비발전기 가동까지의
1분을 메워줄 수 있다면요?

 

질문 있으십니까?

 

아니요
계속하시죠

 

이 가설을 시험하려면

 

반응로를 7백 메가와트의
저출력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정전 상황을
구현하는 것이죠

 

그리고 터빈을 끕니다

 

멎어가는 터빈이 만드는
전력을 측정해서

 

펌프를 가동할 수
있는지 보는 겁니다

 

과학은 확실하지만

 

과학 시험은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좌우됩니다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두 번째에도 실패했습니다

 

세 번째도 실패했죠

 

네 번째로
시도했을 때가

 

1986년 4월 26일입니다

 

호뮤크 동지

 

그날 밤의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

 

시험이 있기 10시간 전인
4월 25일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오후 2시경까지 반응로는
출력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평소 출력인
3천 2백 메가와트에서

 

1천 6백 메가와트까지
낮춰진 것입니다

 

안정 상태를 유지하며
목표 출력까지 낮추려 했죠

 

목표는 7백 메가와트입니다

 

하지만 시험 이전에
전화가 한 통 옵니다

 

키에프의 배전 담당자가

 

자정 전까지는 출력을
낮추지 말라고 합니다

 

시험을 10시간
지연할 것을 요청했죠

 

이것이 일련의 사고에서의
첫 결정적 고리입니다

 

유능한 운영진이라면
시험 중단을 주장했겠죠

 

이 세 사람들은
진행시켰습니다

 

시험 지연이 위험한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과학적인 이유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사람의 문제를
먼저 말씀드리죠

 

자정에는

 

근무조가 바뀝니다

 

- 호뎀추크
- 다른 호구 찾아봐

 

토프투노프
오토바이 살래?

 

얘는 그냥 애잖아

 

아랫도리 털이
수염보다도 없을 걸

 

인중에 있는 게
수염이었어?

 

레오니드 페도로비치

 

아키모프가 가능한 빨리
제어실로 오라셔

 

- 벌써 왔어?
- 일찍 왔어

 

시험 때문이라나

 

사샤

 

주간조가 하려했던
그 시험 알지?

 

터빈 정지상황,
작년에 하려했던 거

 

주간조 때 못해서
우리가 하게 됐어

 

우리가?

 

우리는 모르...

 

- 우리는 모르잖아
- 괜찮아

 

우리는 7백까지
낮추고 유지만 하면

 

나머지는 스톨라츄크랑
커센바움이 해

 

디아틀로프가 감독한대

 

해본 적도 없는 걸 한다고,
디아틀로프 보는 데서?

 

걱정마
같이하니까

 

지금 운전법 부분
보는 중이야

 

이건 해야 돼
말아야 돼?

 

4번 원자로 아키모프야

 

정지 시험용
매뉴얼이 있는데

 

너 작년에 해봤지

 

순차표에 운전법 있는데
취소선 그은 게 많네

 

어떻게 해야...

 

그러니까 어떻게...

 

그렇게 맞아?

 

알았어
고맙다

 

취소선 그은 부분도
그대로 하래

 

그러면 왜
그어놓은 거지?

 

시험 허가를 받았다

 

1천 6백, 좋아

 

다들 뭘 해야할지
잘 알고 있겠지?

 

- 그게...
- 물론입니다

 

- 스톨랴츄크
- 예

 

- 커센바움?
- 점검을 못 했습니다

 

방금 들은 것이라...

 

보고 점검해

 

아니면 그냥
시키는 대로 하던가

 

네가 멍청해도
시키는 건 하겠지

 

좋아, 시작하지

 

반응로 돌고 있는데
터빈을 꺼야 한다고?

 

- 안 되잖아
- 닥치고 할 일 해라

 

토프투노프
7백까지 낮춰라

 

이렇게 낮은 출력에선
해본 적 없어

 

괜찮아
내가 있잖아

 

출력 7백으로 하향

 

유리 가가린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에게 우주 탐사임무에 대해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 거죠

 

발사대에 오르기
직전까지도요

 

그에게 주어진 거라곤
처음보는 매뉴얼 뿐인데

 

그 중 일부에는
취소선까지 그어졌죠

 

4번 반응로의 상황은
바로 이와 같았습니다

 

야간조는 실험교육을
받은 적도 없으며

 

시험을 하는 지도
몰랐습니다

 

레오니드 토프투노프

 

그날 밤 반응로의 제어와
안정을 담당한 그는...

 

단지 25살이었습니다

 

그의 경력은 얼마였을까요

 

4개월이었습니다

 

이것이 지연으로 생긴
사람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반응로 내부
노심의 원자들 사이에서는

 

훨씬 더 위험한 게
생성되고 있습니다

 

독물질이죠

 

자정에서 28분이
지난 시각입니다

 

레가소프 동지

 

여기서 제 동료들을
볼 수 있어 좋군요

 

쿠르차토프 연구소와
에너지부에서 와 주었네요

 

하지만 핵물리학자가
아니더라도

 

체르노빌 사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 아시면 됩니다

 

반응로 내부에서는
두 가지 일이 발생합니다

 

전력을 만드는 반응성은

 

올라가거나
아니면 내려갑니다

 

그게 답니다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게
운전원들의 일이죠

 

우라늄 연료입니다

 

우라늄 원자가 붕괴하면
반응성이 올라갑니다

 

반응성을 제어하지 않으면
계속 오르기만 할 겁니다

 

붕소 제어봉입니다

 

차량 브레이크처럼
반응성을 낮춰줍니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세 번째 요소가 물입니다

 

냉각수는 시스템에서
열을 빼앗아옵니다

 

그 과정에서 물은 증기
혹은 '기포'가 되죠

 

체르노빌에 쓰인
RBMK반응로는

 

'양의 기포계수'란 게
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일까요

 

내부에 증기가 늘 수록
반응성이 올라가며

 

그로 인해 뜨거워지고
그게 증기를 더 만들며

 

또 그로 인해...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을
끊어주는 것이

 

이것을
끊어주는 것이

 

'음의 온도계수'입니다

 

핵연료가 뜨거워지면
반응성이 떨어집니다

 

연료는 반응성을 높입니다

 

제어봉과 물은
이를 낮춰줍니다

 

증기는 이를 증가시키고

 

온도 상승은
이를 낮춰줍니다

 

이 보이지 않는
춤의 향연은

 

연기와 불길도 없이
온 도시를 밝혀줍니다

 

아름답지요

 

정상적인 상황에는요

 

우라늄이 붕괴하며
에너지를 방출할 때

 

우라늄은 제논이라는
원소로 쪼개집니다

 

제논은 반응성을
떨어뜨립니다

 

호뮤크 동지가 말한
독극물이 이것입니다

 

최대출력의
노심에서는

 

문제가 되기 전에
제논이 연소됩니다

 

하지만 지연으로 인해서

 

체르노빌 4번 반응로는
절반 출력을 유지했습니다

 

10시간 동안을요

 

제논이 연소되지 못했습니다

 

제논이 쌓이며 노심에
독을 축적합니다

 

균형을 벗어나는 겁니다

 

자정에서 28분이
지난 이후에

 

반응로는 출력을
낮출 준비가 됩니다

 

그 후 1시간도 안 되어
폭발해 버렸습니다

 

멎은 원자로가 어떻게
폭발에 이르는지를

 

이해 못 하실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 제어실에서
일하시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정작 알고보니

 

당사자들도 이해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침착하게

 

감소시켜

 

좋아
그렇게

 

- 진작 끝나야 했어
- 이게 감소율 프로토콜입니다

 

늑장부리는 거겠지

 

너보다 먼저 끝냈을 사람
열 명은 더 있다

 

계속해
잘하고 있어

 

커센바움
이 할머니들 끝나면 불러라

 

예, 디아틀로프 동지

 

이제 아주 천천히

 

7백까지 낮춰

 

- 워, 천천히
- 봉 안 움직였어

 

- 이게 왜 이래
- 건드리지도 않잖아

 

맞게 했습니다
독 축적 탓 같습니다

 

독이 쌓였다면
맞게 못한 거지

 

반응로 질식시키나?
출력 올려

 

LAC를 끄면
제어가 쉬워질 겁니다

 

어서 해

 

지역공기냉각기 차단
전체제어로 전환

 

레오니드

 

LAC 차단
전체제어 활성화

 

뭘 한 거야

 

- 말씀대로 했습니다...
- 저걸 보라고!

 

- 이해가 안 돼
- 아마추어 새끼들

 

반응로를 꺼뜨렸어

 

여긴 어떻게 취직했나?

 

디아틀로프 동지...

 

맞게 했다고 그럴 거냐
무능한 새끼야

 

불충분한 결과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 뭐하는 거냐
- 완전 중단해야 합니다

 

- 안 돼
- 제논 축적이 우려됩니다

 

중단 후 24시간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 밤에 실험한다
7백까지 올려

 

지금은 못 올립니다

 

- 규칙상...
- 규칙 운운 하지마

 

- 80%에서 내렸잖습니까
- 50%부터였지

 

- 50%는 더 심각합니다
- 50%대 규칙은 없어

 

- 해당 규칙은 없어
- 디아틀로프 동지

 

제 잘못이었지만
이건 말이 안 됩니다

 

- 출력 올려
- 안 됩니다

 

저는 못 합니다
위험합니다

 

안전이 먼저다
항상

 

그 소리만 내가
25년을 했다

 

내 경력이
25년이란 말이다

 

아키모프, 너보다
오래한 거 맞나?

 

- 예
- 더 오래 되었나

 

 

내가 일 시작할 때
넌 엄마 젖은 뗐었나?

 

내가 안전하다면
안전한 거다

 

동의 못하겠다면
너희 둘은 일하지 마라

 

여기 뿐만 아니라

 

쿠르스크, 이그날리나
레닌그라드, 노보보로네시

 

어디서도 못 할 거야
내가 손 쓸테니

 

손 쓴다는 게
뭔지는 알겠지

 

출력 올려라

 

지시를 기록해 주십시오

 

출력 올려

 

같이 해보자

 

저는 거기 없었습니다

 

뭐라고요?

 

출력 올릴 때 저는
제어실에 없었습니다

 

거기 없었으면
어디에...

 

레가소프 동지, 당신은
증인이지 검사가 아닙니다

 

질문은 내가 합니다

 

제어실에 없었으면
어디에 있었습니까?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요?

 

호뮤크 동지가 당일의
제어실 전원을 면담했는데

 

모두가 같은
진술을 했습니다

 

'디아틀로프의 지시가
틀렸음을 알았지만'

 

'지시를 안 따르면
해고하겠다 했어요'

 

레오니드 토프투노프

 

죽기 하루 전의
증언이었습니다

 

디아틀로프 동지
당신은 제어실에 있었죠

 

당신이 출력을
높이라고 지시했습니다

 

30분간 잠시
휴정하겠습니다

 

체르노빌 시에 대해
아는 게 있나?

 

잘 모릅니다

 

유대인과 폴란드인들이
대부분이었지

 

유대인들은 '포그롬' 때
학살당해 죽고

 

폴란드인들은
스탈린이 몰아냈지

 

후에는 나치가 들어와
있는 대로 죽였고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또 사람들이
이주해 들어왔지

 

피에 젖은 땅인 줄
알고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았어

 

유대인이 죽었고
폴란드인이 죽었지만

 

자기들이
죽진 않았으니

 

아무도 자기들 일이
되리라곤 생각 안 해

 

그리고 이렇게 됐구만

 

얼마나 남았습니까

 

1년쯤

 

의사 말로는...

 

의사 말로는
만성이라는데

 

만성이라기엔
얼마 안 가겠어

 

자네가 해준 말을
안 믿었던 건 아니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했지

 

나는 아닐 거라고

 

삶을 허비했어

 

헛된 일에
삶을 허비했어

 

헛 되다고요?

 

자네한테 처음 전화한
아침이 기억나나?

 

내가 얼마나
무신경하던가

 

나는 크렘린의 말을
별로 믿지 않지만

 

나를 수습 책임자로
임명했을 때에는...

 

심각하지 않다고
하는 말을 믿었어

 

왜인 줄 아나?

 

책임을 졌으니까요

 

그래

 

나는 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야

 

늘 그래왔어

 

언젠간 중요해지리라
믿었지만 실패했어

 

중요한 사람들 곁에
서 있었을 뿐이지

 

저같은 과학자는
많이 있습니다

 

그들 누구라도 저를
대신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은...

 

우리가 요청하고
필요로 한 모든 것들...

 

인력, 물자, 월면차까지

 

누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겠어요?

 

저들이 제 말을 들었어도
따른 것은 당신의 말이죠

 

그 많은 장관들과
대표들 중에

 

말 잘 듣는
그 많은 바보들 중에...

 

실수로 좋은 사람
하나를 보낸 겁니다

 

보리스, 진심으로

 

당신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었어요

 

아름답구만

 

레가소프 동지

 

자정에서 38분이
지난 시간입니다

 

반응로는 거의
정지했고

 

4번 반응로의 제어실은
재앙으로 돌진하고 있었죠

 

돌아갈 순 없습니다

 

그들은 모르지만
주사위는 던져졌죠

 

30메가와트에서도
제논은 생성되지만

 

연소되지는 않습니다

 

반응로에는
독이 쌓입니다

 

더군다나, 반응로가
충분히 뜨겁지 않아

 

충분한 증기를
만들 수 없습니다

 

여기서 출력을 올리려면
아주 천천히...

 

24시간에 걸쳐
올려야만 합니다

 

디아틀로프는 당장
올리고 싶어합니다

 

아키모프, 토프투노프에게
선택지는 하나 뿐입니다

 

제어봉을 인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러 개를 한 번에,
절반 혹은 4분의 3쯤 뺍니다

 

그래도 출력은
꿈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어봉을
끝까지 인출합니다

 

4번 반응로에는 211개의
제어봉이 있었습니다

 

아키모프와 토프투노프는
205개를 완전히 뺐습니다

 

제어봉이란
이 차량의 브레이크죠

 

211개의 제어봉 중에

 

이제 6개만이
남아있습니다

 

연료는 이제
식었기 때문에

 

음의 온도계수는
반응성을 내리지 못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논 축적이 강하므로

 

출력은 2백 메가와트밖에
올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제어봉은 빠져 있습니다

 

비상 시스템도
차단되었습니다

 

반응로를 억제하는 건
물과 제논 뿐입니다

 

이제 새벽 1시이고
시험은 임박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이게 최대입니다

 

2백 메가와트입니다
거의 다 뺐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 시험하려면 7백이 되야죠
- 스톨랴츄크, 준비해

 

- 4번 펌프 켜
- 잠시만요

 

증기가 너무 적습니다

 

유효한 결과를 얻기에는
터빈이 너무 느립니다

 

그리고 물이
더 들어가면...

 

알고있으니 그만해라
스톨랴추크

 

4번 주펌프
가동시작

 

호뎀추크에게 말하겠습니다
파이프가...

 

신경 쓰지 마
커센바움?

 

분리기에 증기가
5기압으로 부족합니다

 

전부 저쪽 도와
최대한 올려

 

그만해야 돼

 

그 망할 것 꺼

 

15분 주겠다

 

15분입니다

 

15일은 필요했을 겁니다

 

해결 불가능한
문제였습니다

 

출력은 너무 낮고
냉각수는 지나쳤죠

 

시험을 이미
망쳤던 겁니다

 

결과란 의미 없었겠지만
디아틀로프는 개의치 않았죠

 

그는 그저 시험완료를
보고하고 싶었습니다

 

새벽 1시 22분입니다

 

2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기계공학자 유프첸코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습니다

 

반응로구역 감독인
페레보첸코는

 

1천톤의 반응로 강철커버
그 위의 재장전실에 있습니다

 

덱티야넨코와
호뎀추크는

 

순환펌프 기사이며
펌프실에 있습니다

 

그들 누구도 시험에 대해
듣지 못했습니다

 

그들 누구도
일어날 일을 몰랐죠

 

1시 22분 30초에

 

토프투노프는
확인하게 됩니다

 

반응로 SKALA 컴퓨터
시스템의 보고 내용을요

 

제어봉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는 반응로의
중지를 권고합니다

 

당연한 소리지
컴퓨터가 상황을 아나?

 

좋다, 동지들

 

몇 분만 지나면
전부 끝날 거다

 

커센바움
준비되면 말해라

 

우리는 맞게 했어

 

오실로그래프 작동

 

8번 스로틀 밸브 닫음

 

터빈 발전기
정지 시작

 

1시 23분 4초입니다

 

반응로는 마치 끝까지 당겨
팽팽한 새총처럼 됩니다

 

전례가 없던 수준으로요

 

이제 시험이 시작됩니다

 

펌프를 껐고
새총을 튕긴 겁니다

 

펌프가 냉각수의
공급을 중단합니다

 

우라늄을 제어할
새 냉각수도 없고

 

제어봉도 없는 상황입니다

 

균형은 즉시 반대로
기울어집니다

 

1초도 안 되어
반응성은 증가합니다

 

노심 내부의 남은 물은
빠르게 증기가 됩니다

 

기포가 생성되는 것이죠

 

이를 대체해 줄
새 냉각수도 없습니다

 

증기는 반응성을 올립니다

 

이 때문에 열이 오르고
그래서 증기가 증가하며

 

그래서 반응성이 높아집니다

 

남아있는 제논은
붕괴하기 시작하고

 

출력은 올라갑니다

 

이제는
멈출 수 없습니다

 

1시 23분 35초입니다

 

출력이 급증해
사샤

 

뭔 짓을 한 거야

 

1시 23분 40초입니다

 

세상 모든 반응로
제어실 내에는

 

단 하나의 목적으로
만든 버튼이 있습니다

 

'스크램' 혹은 즉각 중단을
위한 버튼입니다

 

소련에서는
AZ-5라고 합니다

 

AZ-5를 누르면
모든 제어봉이 즉시 삽입되고

 

반응은 즉각적으로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레가소프, 뭐 합니까
거짓말 해보세요

 

디아틀로프 동지
재경고는 없습니다

 

- 어쩔 겁니까?
- 진정해

 

레가소프는 이미
포기했습니다

 

이제는 멈출 수
없다고 했으니까요

 

- 증인들 참 똑똑하네요
- 디아틀로프 동지

 

당신같은 사람들 알아
거짓말쟁이들이지

 

오늘은 마무리하겠습니다

 

피고측을
다시 구류하세요

 

- 법정을...
-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시할 증거가
더 있습니다

 

필요 없습니다
증언은 이제 끝입니다

 

- 재판장님
- 법정을 산회합니다

 

내일에 다시...

 

증언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슈체르비나 동지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디아틀로프는
모든 규칙을 어겼습니다

 

반응로를 폭파 직전까지
몰고 갔습니다

 

그는 안전장치를 믿고
모든 걸 한 겁니다

 

모든 걸 중단시키는
AZ-5를 믿은 거죠

 

하지만 해당 상황에서
안전장치는 없었습니다

 

중단 시스템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습니다

 

1시 23분 40초에
아키모프가 AZ-5를 누릅니다

 

끝까지 인출됐던 제어봉들은
반응로로 다시 삽입됩니다

 

제어봉의 붕소는
반응성을 줄여주지만

 

제어봉 끝 부분에
문제가 있었죠

 

끝부분은 흑연이었고
이는 반응성을 올립니다

 

왜죠?

 

왜일까요

 

그와 동일한 이유로

 

우리의 반응로 주위에는
서방처럼 차폐구조물이 없고

 

그와 동일한 이유로

 

우리는 제대로 농축된
연료를 쓰지 않으며

 

그와 동일한 이유로

 

우리만 흑연감속재를 쓰고
양의 기포계수를 갖습니다

 

싸다는 거죠

 

제어봉을 삽입하면 노심에
흑연이 먼저 닿습니다

 

이미 오르던 반응성은
이 때문에 급증합니다

 

모든 액체 상태의
물 분자가 즉시 기화되며

 

일련의 연료채널을
파열시킵니다

 

해당 채널의 제어봉은
더 움직일 수 없습니다

 

흑연 부분은 끼인 채로
끝없이 반응을 가속합니다

 

체르노빌 4번 반응로는
이제 핵폭탄입니다

 

1시 23분 42초

 

페레보첸코는 육중한
반응로 강철커버로부터

 

불가능한 현상을
보게 됩니다

 

각 350킬로가 나가는
제어봉과 연료채널 캡이

 

아래위로 흔들립니다

 

그는 경고를 하러
제어실로 뛰어갑니다

 

하지만 다가올 일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1시 23분 44초

 

증기로 인해 더 많은
연료채널이 파괴됩니다

 

출력이 어디까지
올랐는지 모릅니다

 

마지막 수치만을
알 뿐이죠

 

3천 2백 메가와트로 작동하게
설계된 4번 반응로는

 

3만 3천을 넘깁니다

 

노심의 증기는
더 갇혀있지 못합니다

 

마침내
1시 23분 45초

 

폭발합니다

 

반응로 덮개가 날아간 직후
산소가 들어가

 

수소 및 과열된 흑연과
결합하게 됩니다

 

재앙의 고리는
완성되었습니다

 

디아틀로프 동지

 

디아틀로프 동지

 

중지버튼이 뇌관이 되리라곤
그 날의 누구도 몰랐습니다

 

그들은 몰랐습니다

 

감춰져 있었기 때문이죠

 

레가소프 동지
상호 모순되군요

 

비엔나에서의 증언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비엔나에서의 증언은
거짓이었습니다

 

온 세상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비밀로 한 것은
저만이 아닙니다

 

많습니다

 

저희는 명령을
따르는 겁니다

 

KGB와 중앙위의
명령을요

 

연방 내에 해당 결함을
지닌 반응로가 16개입니다

 

그 중 셋은 체르노빌
20킬로 밖에서 가동중이죠

 

레가소프 교수, 사태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주장한다면

 

위험한 지점에
발을 들이는 겁니다

 

우리가 있는 이곳이
바로 위험한 곳입니다

 

우리의 비밀과
거짓 때문입니다

 

그게 저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불쾌할 때

 

진실의 존재를 잊을 때까지
우리는 거짓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거기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거짓은
진실에게 빚을 집니다

 

언젠가 그 빚은
갚게 됩니다

 

RBMK 반응로는 그렇게
폭발하는 것입니다

 

거짓 때문이죠

 

발레리 알렉세예비치
레가소프

 

알렉세이 레가소프의 아들

 

부친이 중앙위원회
사상준수국 국장이셨군

 

부친께서 거기서
무슨 일 하셨는지 아나?

 

 

자네 학생 때에는
'콤소몰'의 간부였었군

 

청년 공산주의자, 맞나?

 

- 아시잖습니까
- 질문에 답하게

 

 

쿠르차토프 연구소에선

 

공산당 서기관이었지

 

직위에 있는 동안

 

유대인 과학자들의
승진을 제한했지

 

 

크렘린 공직자들의
눈에 들려한 거지

 

자네는 우리랑 한 패야
레가소프

 

자네를 어떻게든
처분할 수 있어

 

하지만 나는 자네가
단지 깨닫길 원하네

 

자네는 용감하지 않아

 

자네는 영웅이 못 돼

 

자네는 주제를 잊고서
죽어가는 사람일 뿐이야

 

저는 제가 누구인지 알고
저의 행적도 알고 있습니다

 

정의에 따라 제가 총살된다면
거짓말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했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과학자들이란...

 

멍청할 정도로
이유에 집착하는군

 

총알에 두개골이
뚫리고 나면

 

무슨 이유였는지가
무슨 소용이겠나?

 

총살은 없을 거네
레가소프

 

비엔나의 자네를 세상이 봤어
죽인다면 부끄러운 일이지

 

또, 뭣하러 죽이나?

 

오늘의 증언은 국가가
채택하지 않을 거네

 

언론으로 유포되지도
않을 것이고

 

없었던 일이야

 

자네는 살 것이네
얼마가 남았든

 

하지만 과학자로서는
살아갈 수 없겠지

 

자네의 직함과
사무실은 유지하지만

 

의무도 권위도
친구도 없을 것이야

 

누구도 자네와
말하지 않고

 

누구도 자네 말을
듣지 않겠지

 

다른 사람들과

 

자네만 못한 사람들이

 

자네의 공을
가져갈 것이야

 

자네의 유산은
이제 그들의 유산이지

 

오래 살면서
그 과정을 지켜보게

 

슈체르비나는 여기에
어떻게 관계되지?

 

관계 없습니다

 

제가 뭐라 말할지
그는 몰랐습니다

 

호뮤크는
어떻게 관계되지?

 

관계 없습니다

 

호뮤크도 몰랐습니다

 

이제껏 말을
그렇게 해놓고서

 

하필 이제와서
거짓말을 하는 건가?

 

당신 정도의 경륜이면
거짓말을 잘 가리겠군요

 

그 둘과 다시는
접촉 혹은 대화할 수 없네

 

누구와도 체르노빌에 관해
말할 수 없을 것이네

 

자네는 형체가 없는 듯
살아갈 것이므로

 

마침내 죽게 되더라도

 

자네가 존재했다는 것조차
알아내기 어렵겠지

 

제가 거부하면요?

 

일어나지 않을 일을
왜 걱정하겠나?

 

'일어나지 않을 일을
왜 걱정하겠나?'

 

완벽하네요

 

화폐에 새겨야 합니다

 

과학자가 된다는 건
순진해진다는 것이다

 

진실을 찾는 데만
열중한 나머지

 

진실을 원하는 사람이
드묾을 잊고는 한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은 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아도

 

진실은 우리의
필요와 바람에 관심없다

 

체제와 이데올로기와
종교에도 관심없다

 

진실은 숨어서
언제나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이것이 체르노빌의
유일한 선물이다

 

한 때에 나는
진실의 대가가 두려웠으나

 

이제 나는 다만 묻는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1988년 4월 26일, 발레리 레가소프는
51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체르노빌 폭발 이후 정확히 2년 후였다

 

레가소프의 음성기록은 소비에트 과학자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그의 기록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의 죽음의 여파로 소비에트는
마침내 RBMK 반응로의 설계 결함을 인정하였다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고자
반응로들이 개조되었다

 

레가소프는 수십명의 과학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며
이들은 체르노빌에서 그와 함께 지칠 줄 모르고 헌신하였다

 

그 중 일부는 사태에 관한 공식적 설명에 반박한 이유로
공개비판을 받거나 체포 혹은 투옥되었다

 

진실과 인류에 대한 봉사와 헌신에 투신한 과학자들 모두를
기리고 대표하고자 울라나 호뮤크라는 인물을 만들어 내었다

 

보리스 슈체르비나는 1990년 8월 22일에 사망했다
체르노빌에 파견된지 4년 하고도 4개월 후였다

 

브류카노프, 디아틀로프와 포민은
체르노빌 재난발생에 관여된 죄로 인해
10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졌다

 

니콜라이 포민은 풀려난 이후에
러시아 칼리닌의 핵발전소로 복귀하였다

 

디아틀로프는 방사능 질병으로 1995년에 사망했다
당시 64세였다

 

발레리 호뎀추크의 시신은 끝내 회수되지 못했다
그는 4번 반응로 아래에 영원히 묻혀졌다

 

소방관들의 피복은 여전히 프리피야트 병원 지하에 있다
현재까지도 위험한 수준의 방사능을 뿜고 있다

 

남편과 딸의 사망 이후
루드밀라 이그나텐코는 여러차례 뇌줄중을 일으켰다
의사들은 그녀가 다시는 아이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의사들이 틀렸다
그녀는 키에프에서 아들과 살고있다

 

철교에서 화재를 구경한 사람들 중에
생존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그 철교는 이제 '죽음의 다리'로 불린다

 

4백명의 광부들은 24시간씩 한 달을 일하며
핵연료의 용융을 막고자 하였다
그들 중 최소 백 명이 40세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포 탱크를 열러 간 세명의 잠수부들은
후에 사망한 것으로 많이 알려졌다

 

사실, 그들은 병원치료를 받은 후 생존하였다
두 명은 오늘날까지 살아있다

 

오염지역 작업에 60만명이 넘는 인원이 징발되었다
방사능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이 빈번했음에도
소련 정부는 관련 공식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오염지역 규모는
최종적으로 2천 6백 제곱킬로미터가 되었다

 

약 30만명의 사람들이 집을 나서야 했다
일시적인 대피라고 알려졌었지만
오늘날도 그곳엔 돌아갈 수 없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1991년 소련이 붕괴될 때까지
소비에트 연방을 다스렸다

 

그는 2006년에 이렇게 썼다
'체르노빌에서의 사고는... 아마도 소련 붕괴의
진정한 원인이었을 지도 모른다'

 

2017년에 새로운 체르노빌 차폐구조물이 완성되었다
약 20억달러가 들었으며 백 년간 유지도록 설계되었다

 

폭발 이후에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서
암 발병률이 대폭으로 증가하였다
어린이들의 경우가 가장 심했다

 

체르노빌로 인한 인명손실 규모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대체로 4천에서 9만 3천 사이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1987년까지 변함이 없었던
소련의 공식 사망자 수는 31명이었다

 

고통받고 희생했던 모든 이들을 기리며

 

자 막 번 역 : A333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왜 걱정하겠나?

 

완벽하네요

 

지폐에 새겨야합니다

 

정말로 흥미로운 것은
무오류성의 소련 이데올로기와

 

결함과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이죠

 

모든 게 완벽해야 하며
완벽한 척 해야만 합니다

 

완벽한 국가, 완벽한 신념등에
기반한 강력한 이념의 체제란

 

결국 객관적 사실에
눈 감게 됩니다

 

서방세계는 만족했네
사고는 단지 운전자의

 

착오 때문인 것이니까
그게 진실이기도 하고

 

이 사고를 유발한
원인들을 살펴보면

 

하나의 정신적 태도가
축적된 탓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편리한 진실과
편리한 사실을 믿는 게

 

힘든 선택과 힘든 현실을
마주하는 것보다 낫다는 태도죠

 

얼마나 남았습니까

 

1년쯤

 

슈체르비나는
죽음의 감각과 직면합니다

 

그는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의 인생에 의미가 있었는지,
자신이 이 상황을 개선했는지를요

 

그는 정당인이고 내부자였기에
국가란 기계를 작동시킬 줄 알았죠

 

보리스, 진심으로

 

당신만큼 필요한
사람은 없었어요

 

디아틀로프는 너무나도
고집세고 반항적인 인물로

 

사고에 대한 그 어떤
책임도 지려하지 않았죠

 

출력 올릴 때 저는
제어실에 없었습니다

 

그는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해서 안 될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정신나간 선택을 했죠

 

점검을 못 했습니다
방금 들은 것이라...

 

보고 점검해

 

디아틀로프는 재판에서
역사적인 말을 합니다

 

'내가 유죄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유죄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

 

아주 놀라운
표현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있었을지 모를
죄책감의 표현이죠

 

굉장히 소비에트적인 표현이죠

 

양쪽을 열어 놓는
모호한 표현입니다

 

항상 그렇듯 재판에서는
죄인을 가려내려 합니다

 

복수에 대한 열망은
매우 위험한 것이죠

 

희생양을 찾아 던져주는 건
아주 매력적입니다

 

재판이 끝나면
우리의 악당들과

 

우리의 영웅들과
우리의 진실이 가려지겠지

 

우리는 일찌감치 제어실의
잘못을 밝혀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체제의 잘못입니다

 

레가소프 교수, 사태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주장이라면

 

위험한 지점에
발을 들이는 겁니다

 

RBMK 반응로는 그렇게
폭발하는 것입니다

 

거짓이죠